책 읽어주는 여자

12가지 인생의 법칙 - 조던 피터슨 / 12 Rules for Life by Jordan B. Peterson

RACHEL 은비 2021. 7. 13. 10:20

 

책의 작가인 Jordan Peterson은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 교수이자 임상 심리학자이다. 본인의 강의 및 학생들과의 대화가 유투브에 올라오면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유명세를 얻게 되어 전 세계인의 Youtube professor 가 되었고,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 지식인에 해당하는 “Quora” 라는 웹사이트에 - 열등감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삶의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등과 같은 글에 본인이 재미삼아 올린 답변들이 엄청난 추천수를 받게 되자, 이러한 것들을 모아서 책을 출판하면 어떨까 하여 나온 책이 바로 “12가지 인생의 법칙” 이라는 책이다.

영어 원서로 읽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책을 처음 펴고 나서부터 다 읽기까지 거의 한 달이 걸렸다! 후반부로 갈 수록 나와 (아직은) 관련이 없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나와서 집중력이 좀 흐트러지긴 했었는데, 책에 나와있는 총 12가지의 규칙 하나 하나를 곱씹으며, 아주 천천히 읽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정리를 먼저 해라. 허리를 세우고 어깨를 곧게 펴라.” 와 같이, 목차에 나와있는 제목만 보면 피상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규칙 하나 하나에 대한 관련있는 에피소드, 고전 문학, 성경책, 종교 서적 등의 내용을 함께 설명하면서 각 규칙에 내재된 깊은 의미와 우리 삶과의 관련성을 알려준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주변의 영향을 쉽게 받는 편인데, 일례로 몇 년 전에 유발 하리리의 “사피엔스” 라는 책을 읽고 무신론자가 되었다. 그때의 나는 종교 vs 과학을 세상의 진리를 설명하는 두 가지 상반되는 방법이라고만 생각하고, 세상 사람들이 대체 왜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종교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고, 극우 종교 단체가 형성되고, 전쟁이 발생하는지 이해를 못했고, 어떨때는 종교적인 색채를 띈 것들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반감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바뀐점은 종교, 구전동화, 성경 등 오래된 고전들은 다 피상적인 스토리를 통해 인간이 인간으로써 (동물과는 다르게) 살 수 있게 하는 ‘의미’를 부여하고, 인생은 괴롭다는 ‘깨달음’을 넣어서 이를 접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위로받을수 있게 하는구나 - 라는걸 느꼈다. 그렇다고 이제 신이 존재한다고 믿게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무신론자인 내가 종교의 존재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준, 나를 좀 더 극적인 곳에서 중간 - 중용으로 끌어준 책이다.

종교 관련 내용은 아주 부분적이고, 결과적으로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얻은 점은 왜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의미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쉬운 것을 추구하려는 충동을 왜 조절해야 하는지, 그리고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고,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서 나보다 수백, 수천배의 시간을 더 투자해서 고민했을 저자가 자신의 깨달음을 반영하여 제안하는 기본적인 삶의 자세를 take away로 가져갈 수 있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나와는 전혀 연결 고리가 없을, 캐나다에서 심리학 교수를 하고 있고, 정치 / 종교적인 성향도 나와는 달라 내가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사람인데, Youtube를 통해서 강의를 듣고 관심이 생겨, 이 분의 저서를 통해 이런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된게 참 신기하고, 새삼 youtube platform의 힘을 느낀다.ㅎㅎ

 

다 읽은 날을 목차 옆에 적어둔다.

아래는 책에서 말하는 12가지 규칙에 대한 내용이다.

1. Stand up straight with your shoulders back

허리를 세우고 어깨를 펴고 걸어라 - 패배의식, 주눅든 자세를 가지지 말고 당당하게 임해라.

2. Treat yourself like someone you are responsible for helping

나 자신을 잘 돌봐라 - 자기 파괴적이 되지 말라.

3. Make friends with people who want the best for you

내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라

4. Compare yourself to who you were yesterday, not to who someone else is today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 자신과 비교해라.

5. Do not let your children do anything that makes you dislike them

아이가 잘못하면 잘못됐다는 깨달음을 주어라.

6. Set your house in perfect order before you criticize the world

내가 현재 가진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펴보고, 내가 실패하고 있거나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면 나 자신이 주어진 것들을 잘 이용했는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 잘 살펴보자. - 유투브에는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 전에 먼저 이불 정리부터 해라’ 이런 제목으로 강의가 올라와있다.ㅎㅎ

7. Pursue what is meaningful (not what is expedient)

손쉬운 것이 아니라, 의미있는 것을 추구해라. 가장 공감과 깨달음을 많이 얻은 부분 중 하나인데, 왜 의미있는 것들을 추구해야 하는지, 왜 순간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지금의 기쁨/만족을 미래로 미뤄서 미래의 더 큰 만족에 투자해야 하는지 - 이런 것들을 설명하고 있다.

8. Tell the truth, or, at least, don’t lie 왜 진실을 추구해야하는지, 왜 거짓말을 하면 안되는지

9. Assume that the person you are listening to might know something you don’t

상대방이 나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화를 들어라. - 진정한 ‘경청하는 자세’가 줄 수 있는 힘과, 상대방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들으면서 비판적인 생각만 하기 보다는 우선 상대방의 의견을 내가 요약할 수 있도록 듣고, 그리고 그 이후에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다시 요약하며 물어보는 것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10. Be precise in your speech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내가 문제를 느끼고 있다면, 이를 인정하고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왜 힘든지를 이야기 해주며, 그런 사소한 문제들에 대해서 무시하고 크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지나갔을 때 나중에 아얘 관계가 끊어질 수도 있다는 것과,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내가 뭘 원하고, 내가 왜 분노 등의 감정을 느꼈는지 찬찬히 생각해보고, 어떤 solution을 원하는지를 함께 생각해서 대화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1. Do not bother children when they are skateboarding

현대에 들어와 아주 논란이 많이 되고 있는 Gender equality, 남녀차별 등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기본적으로 이 작가는 남자, 여자가 가진 생물학적 특징 (남자는 결과, 성과를 중시하고 여자는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이 있으니, 이로 인해 차이점들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며, 이 챕터에서는 아이들이 거칠게 놀려고 할때는 그렇게 내버려둬라 - 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12. Pet a cat when you encounter one on the street

가벼운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작가의 자녀가 가진 소아병 질환에 대해서 가족들이 가졌던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고, 존재하는 것은 그 각자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존재에 이유와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며, 가지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지니고, 길에 고양이가 보이면 쓰다듬어 주라고 하며 마무리하고 있다.

책을 읽을 때 내가 삶의 어떤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좀 다른 느낌을 줄 것 같은 책이다.

지금의 나는 물론 자녀도 없고, 가족을 꾸려나갈 계획이 없어서 그것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큰 감흥이 없었지만, 책장에 꽂아뒀다가 앞으로 내 가치관과 신념이 흔들리거나,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을 때 읽어볼 생각이다.